애플, 왜 AI 경쟁에서 뒤처졌을까?
애플은 한때 혁신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AI 경쟁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2024년 WWDC에서 "Apple Intelligence"를 발표하며 Siri와 아이폰16에 생성형 AI를 통합하겠다고 했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데모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주요 기능들은 출시가 지연되거나 미완성 상태였다. 결국 Siri 2.0은 2026년으로 연기되었고, 소비자들의 항의와 주가 하락이 이어졌다. 구글과 MS가 AI 분야에서 앞서가는 동안 애플은 왜 이런 모습을 보였을까?
애플의 실패 원인
여러 복합적인 문제가 있겠지만, 주요한 문제로 다음 세 가지를 꼽았다.
1. 리더십 문제
리더십의 부재가 가장 큰 원인이다.
- Siri 업그레이드 프로젝트를 맡았던 소프트웨어 책임자 로비 워커는 Siri 활성화 명령인 "헤이 Siri"에서 "헤이"를 삭제하는 데만 2년이 걸렸다.
- AI 부문을 총괄했던 존 지아난드레아는 챗GPT가 개화하던 당시 "챗GPT 같은 챗봇은 사용자들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급변하는 AI 상황에 대처하지 못했다.
즉, 리더들이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무엇이 중요한지, 중요할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고, 이는 조직에 혼란을 불러왔다.
2. 기술적 자원 부족
AI 개발에 필수적인 GPU 자원이 부족했다.
- 엔비디아의 최신 GPU는 AI 개발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지만, 애플은 엔비디아와 관계가 좋지 않아 구글의 TPU를 사용했다.
- 자체 서버와 칩(M시리즈)을 개발했지만, 대규모 데이터 처리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로 인해 AI 모델 학습 속도가 경쟁사 대비 크게 뒤처지게 되었다.
3. 프라이버시 중심 정책
애플은 사용자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보내지 않고 기기 내부에서 처리하는 "온디바이스 처리"를 채택했다.
- 클라우드를 활용할 때도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사용 후 즉시 삭제하는 "Private Cloud Compute" 방식을 사용했다.
-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AI 모델을 발전시키지만, 애플은 데이터 최소화 원칙을 고집하며 제약을 받았다.
이러한 프라이버시 중심 정책은 보안과 사용자의 신뢰를 강화하는데 효과적이었지만, AI 개발에 있어서 큰 제약으로 다가왔다.
정리해보자면, 리더십 문제로 자원 투자가 지연되고, GPU 부족으로 클라우드 의존도가 높아져야 했지만, 프라이버시 규제로 인해 외부 클라우드 활용도 제한되었다.
애플의 대응 전략
이제 애플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전략을 내놓고 있다.
1. 인사 개편
Siri 프로젝트 책임자였던 존 지아난드레아를 교체하고, Vision Pro 개발을 성공적으로 이끈 마이크 록웰을 새 리더로 임명했다. Siri 팀은 크레이그 페더리에게 직접 보고하도록 조직 구조도 바꿨다.
2. 오픈소스 모델 활용
기존에 자체 개발 모델만을 고수하던 정책에서 벗어나, 외부 오픈소스 LLM을 Siri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3. 엔비디아 서버 도입
GPU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애플은 10억 달러 규모로 엔비디아 GB300 NVL72 서버 약 250대를 구매할 계획이다.
4. 5,000억 달러 투자
미국 내 제조업과 기술 인프라 강화를 위해 5,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텍사스에 AI 서버 제조 시설을 설립하고, 데이터 센터를 확장하며(TSMC 협력), 독자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하려 한다.
앞으로 애플은?
애플은 뒤처진 모습을 보였지만, 대규모 투자와 조직 개편으로 이를 극복하려 하고 있다. 과연 애플이 다시 혁신의 상징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Siri 2.0이 성공적으로 출시된다면 그 답을 알게 될 것이다.
참고 자료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138/0002194516
https://9to5mac.com/2025/03/25/apple-is-about-to-spend-1-billion-on-nvidia-servers-for-ai-analyst/